얼마 전 오래된 드로잉북을 모아둔 박스를 뒤지다 카트 팀에서 나오기 전에 짬짬이 그려뒀던 카트라이더 캐릭터의 여러 가지 버전 러프 스케치를 발견하면서 디자인 팀에서 카트팀으로 이동했을 때가 생각났습니다.
카트라이더 서비스 오픈 시 로고는 임시로 제작된 디자인을 사용했고 원화도 없이 크레이지 아케이드 비앤비의 도트 캐릭터를 참고하여 3D 모델링을 했기에 막 대박을 터트렸던 서비스 초창기에 마케팅을 위한 이미지 리소스가 너무나 부족했지요.
그래서 팀 이동후 첫 미션은 카트라이더의 리브랜딩였습니다. 로고는 다시 제작하고 캐릭터는 비앤비와 차별되는 카트라이더만의 디자인이 필요했었죠. 이 모든 작업을 저 혼자 했기에 집에 제대로 들어간 적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만큼 벅찼고 그래서 퀄리티가 만족스러웠던 적이 없었고 캐릭터 디자인은 항상 아쉬웠습니다. 그래선지 업무 외 시간이 날 때마다 여러 가지 스타일의 캐릭터를 그렸었죠. 카트 아트디렉터를 그만둘 때까지 캐릭터의 80%는 그렸던 것 같네요.
여하튼 그당시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추억이 떠올라 카트라이더 캐릭터를 그려 보기로 하고 러프의 여러 스타일 중 아니메 버전을 선택했습니다. 아이패드와 애플펜슬, 프로크리에이트 앱을 이용하여 그려봅니다.
첸첸은 제가 좋아하는 여성 캐릭터입니다. 제가 만든 카트라이더 오리지널 첫 여성 캐릭터죠. 아!! 외계인이지만 제가 그린 또 다른 여성 캐릭터로 에리니가 있네요. 젤 뒷배경엔 모비를 그려 넣었습니다. 모비는 처음 캐릭터 캐릭터 업무 때 만들었던 거라 더 기억이 남습니다.
한참 작업에 빠져들다 보니 오랜만에 카트라이더가 당기긴 하네요~ 사실 PC게임보다 콘솔 게임을 즐겨하는 터라 퇴사 후엔 카트라이더 플레이를 손 놓고 있었습니다. 오래간만에 카트라이더 캐릭터를 그리면서 아이패드에서 스케치부터 컬러까지 완성한 첫 작업이라 그런지 즐겁게 진행한 듯합니다.
카트팀에서 근무할 당시 하루가 멀다 하고 패치 업무에 쫓기던 터라 급조된 작업물들이 많았지만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나름 애정을 가지고 캐릭터며 카트를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언젠가 제가 만들었던 수많은 캐릭터를 총출동하여 포스터로 한번 만들어 볼까 생각합니다만…
언젠가… 그리겠죠??
이 포스트의 원본은 2016년 7월 16일에 작성, 불의의 삭제 후 재구성 및 복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