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쉬면서 지난 작업 데이터들을 조금씩 정리하고 있습니다. 워낙 시간에 쫓겨 바쁘기도 했지만, 피로가 누적되어 몸이 조금이라도 힘들면 귀찮아하는 성격에 십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리저리 실타래처럼 얽힌 데이터를 정리하려고 하니 하루 이틀로 해결될 일이 아니더군요. 정리를하다가 넥슨 재직시절, 오래전에 만들었던 카트라이더 리소스 데이터도 발견했는데요 오랫동안 몸담았던 프로젝트이기에 데이터 양도 만만찮더군요.
여느 게임과 마찬가지로 카트라이더도 대규모 패치를 위해 몇 달을 게임 구현과 리소스 제작 및 홍보를 미리 준비하게 됩니다. 유저들이 즐겁게 즐기는 카트라이더 뒤엔 항상 새로운 테마로 대규모 패치 준비하는 개발팀의 노력이 숨어있답니다. 게임을 실행하면 처음 보게 되는 인트로는 테마의 컨셉을 반영하고 보여주는 얼굴입니다.
인트로 제작을 위해 스케치로 스토리보드를 만들고 컨셉이 제대로 반영되어 있는지 검토 후 수정할 부분과 보완해야 할 부분들을 정리하여 인트로 구현을 위한 리소스 제작을 하게 됩니다. 카트라이더의 인트로는 복잡하지 않고 스케일, 페이드인-아웃, 무브 등의 기본적인 모션으로 제작을 하지만 의도된 타이밍과 연출, 컨셉이 반영된 사운드 작업을 위해 스토리보드 제작 과정은 필수입니다.
인트로의 경우 2D 그래픽 툴에서 리소스를 만들지만 3D MAX에서 구현하기에 리소스를 나누는 레이어화 작업을 고려해야 하며 2D 리소스만으로 구현하기 힘든 부분이 있어 3D 작업 담당자와 협업을 위한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합니다. 옛 작업 데이터를 정리하다 보면 패치일을 맞추기 위해 열심히 땀을 흘렸던 그 시절로 돌아가는 듯 감상에 젖기도 합니다.
제가 작업한 몇 개의 인트로 스토리보드이미지를 첨부합니다. 스토리보드 이미지라 실제 구현된 인트로 결과물과는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이 포스트의 원본은 2016년 1월 30일에 작성, 불의의 삭제 후 재구성 및 복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