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푼즈x블록스 프로젝트는 여러모로 아쉬웠습니다. 첫 스타트업에서 진행하던 프로젝트를 접고 퇴사 후 2016년은 개인적으로 힘든 일들이 한꺼번에 일어났었고 쉬면서 게임 쪽 일에 대한 의욕이 없는 그 와중에도 예전에 같이 일을 했던 마음 맞는 동료를 만나 시작한 두 번째 스타트업 첫 프로젝트였죠.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인력과 자금이 넉넉하지 않은 상태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또한 그랬죠. 각 파트마다 1명의 소수 인원으로 시작했기에 그래픽 작업도 UI, 캐릭터 디자인, 일러스트, 각종 리소스를 혼자서 진행해야 했습니다. 창업 멤버들의 PC 온라인 게임 개발 경력은 오래되었지만 모바일 게임 개발은 처음이라 첫 프로젝트는 빠른 시간 내에 시험 삼아 만들어 보자였습니다. 그래서 쉽게 즐길 수 있는 블록 브레이커 퍼즐 게임을 만들었지요.
개발하는 중에 NC소프트 스푼즈 캐릭터 사업 개발부의 콜라보 제안으로 스푼즈 캐릭터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스푼즈 캐릭터를 게임 내에 사용하기 위해 다시 디자인했고 정기적으로 NC소프트와의 의견 조율도 진행했지요. 최초 기획했던 그래픽 콘셉트와 심플하고 귀엽게 표현된 스푼즈와의 콜라보는 개발 방향과도 맞아떨어졌습니다.
게임과 그래픽 콘셉트가 심플하다고 해도 작업량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캐릭터들은 상황별 애니메이션 구현을 위해 다양한 포즈 리소스가 필요했고 사가형 테마 일러스트는 시안 작업과 병행하고 프로그래머의 일정에 맞추기 위해 출시 전까지 빡빡하게 진행했습니다. 그렇게 지지고 볶는듯한 속도로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 서비스를 하게 되었을 땐 보람도 느꼈습니다.
스푼즈x블록스 출시 후 많은 나라의 앱스토에서 피쳐드를 받았지만 아쉬운 BM, 모바일 시장을 너무 몰랐던 점 등등 미숙한 점이 많았었죠. 결과는 좀 아쉬웠지만 그래도 개발과정은 재미있었고 출시 후 많은 것들을 깨닫고 배우기도 했지요. 결국은 예상했던 성과와 다른 결과로 서비스를 종료하게 되었지만 소중한 프로젝트의 기억을 되살릴 겸 포스팅을 하게 되었습니다.